Danpung !
2021. 10. 25. 04:17
고독의 가을 ㅡ 은모래
고독의 층이 너무 두꺼워 내 가슴 깊이 잠긴 고독을 다 풀이할 수는 없다
아니 그러한 고독을 헤쳐 나의 가슴은 물론 애궂은 남의 가슴을 가시로 훑어내는
아픔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그리하여 나는 날마다 목구멍까지 솟구쳐오르는
그 고독을 속으로 속으로만 삭이며 한 층 더 두터워진 고독을 이 가을에 홀로 껴안고 있다
누구나 가을이면 홀로인 고독 그 깊은 우물에 빠지게 되는 걸까 아니면
나만 유독 앓는 부질없는 병일까.....
어느 이름모를 산 속에서 떨어지는 낙엽 한 잎을 바라보고
벌써 눈물겨운 마른 나무 가지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나는 왜 이렇게 아무데나 번지는 엷은 물감 같은 감성을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너무 엷어 선명한 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이지도 못하는 아 사색의 깊이에서 몸부림치는
아,나의 가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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