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 시 : 돌샘/이길옥 -
더럽게 높은 문턱 몇 개를 넘으려고
다 써버린 이력에 덧댄
낙방이란 댓글로 대학물이 꾸정하다.
측은한 생각을 들고 찾아
처진 어깨를 토닥이는 손바닥에 눈치가 들어선다.
맥 풀린 동공 깊숙이 뿌리내린 허탈을 뽑아
기생하는 좌절과 절망을 툴툴 털어 떼어주고
아직이란 말을 불러내어
젊음이 넘치는 패기에 성냥을 긋고
내일을 불 질러준다.
넘어야 할 것은 넘어야 하는 법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 법
힘들게 취한 것이 가장 값진 것
듣고 또 들어 이골 난 말
귀에 걸쳐주고
그래도 미심쩍어
못 넘기면 인생 낙오자라 못 박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