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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품다/ 정연복

Danpung ! 2021. 11. 28. 04:40




 

낙엽을 품다 / 정연복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로수길 걸어갑니다

 

방금 전까지

가지에 달려 있던 것들

 

이른 봄부터 세 계절

눈부시게 살아 있던 목숨들

 

차가운 땅에 몸 누이는 걸 보며

가슴 한 구석이 찡합니다.

 

낙엽 하나 주워

두 손으로 포근히 감싸줍니다

 

슬픔의 강이 흐르는 내 가슴에

가만히 품어도 봅니다

 

낙엽의 몸에 온기가 돕니다

내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낙엽을 따뜻이 품어주었더니

낙엽도 나를 품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