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 /黃雅羅
텅 빈 뒷동산을 오른다
잎을 다 털어낸 산숲은
하늘애서 내려주는 사랑을
빈 가지 사이로 보내고 맞으며
지나간 것들 속에서 숨을 쉬고 있다
계절의 뒷모습만 내어주는 산
가을이 떨구고 간 흔적 위로
흘러간 세월만큼
허공을 휘도는 바람 한 자락
머물지 못하고 떠난다
떠나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어떠한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 산의 침묵
수많은 물음표가 널려있는 산길을
까만 묵주默珠알을 굴리며
걸어가는 나는 누구일까
너는 너다-
바람결에 들려오는 맑은 음률이
내 가슴을 가득 채운다 /靜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