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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序詩)
Danpung !
2021. 12. 11. 04:19

사랑 ...김남조
오래 잊히음과도 같은 병이었습니다
저녁 갈매기 바닷물 휘어적신 날개처럼
피로한 날들이 비늘처럼 돋아나는
북녘 창가에 내 알지 못할
이름의 아픔이던 것을
하루 아침 하늘 떠받고 날아가는
한 쌍의 떼 기러기를 보았을 때
어쩌면 그렇게도 한없는 눈물이 흐르고
화살을 맞은 듯 갑자기 나는
나의 병 이름의 그 무엇인가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서시(序詩)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는 없습니다.
요행히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 주는 이가 됩시다.
사랑하던 이를 미워하게 되는 일은
몹시 슬프고 부끄럽습니다.
설혹 잊을 수 없는
모멸의 추억을 가졌다 해도
한때 무척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아무쪼록 미움을 품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Love Is Just A Dream - Claude Ch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