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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건너간 당신은

Danpung ! 2022. 2. 8. 06:16

징검다리 건너간 당신은
                      마루 박재성
건너 가면
못 건너오는 것이
요단강뿐인 줄 알았는데
요 작은 개울에
옹기종기 어우러진 징검다리 
눈물로 건너간 당신은
왜 아니 오시나요
큰 비에도
떠내려가지 않은 돌다리인데
사뿐히 지르밟고
왜 아니 오시나요
흐르는 개울 물에 
징검다리 다 닳아야
그때야 오시려나요
징검다리 씻어내는 내 흑발이
돌에 씻기어 백발이 되어야
그때야 오시려나요
혹여나 오실까 봐
밤마다 징검다리 두들겨 앉히며
그 위에 눈물 떨구는
돌처럼 굳은 내 마음이건만
물처럼 흘러간 무정한 당신 마음은
발 없는 돌이 되어
저 아래 큰 개울의 징검다리 되어
누구를 건네주시나요 
징검다리가 가르는 물살 위로
찢어진 내 가슴에서 들려오는
왜가리 울음소리만 처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