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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를 보면서

Danpung ! 2022. 2. 9. 06:49

 

 

 

 

 

나룻배를 보면서 ...박재삼

 

 

저 만장(萬丈) 같은 넓은 못물 위에
사람은 작은 배를 만들어
띄워보지만
결국은
물결의 반짝반짝
빛나는 영원한 무늬를
약간은 지웠다는 것만
아픈 자국이 되어 남는데.

 

사랑이여
나는 그대에게
가까이 가려고 한 욕심이
그대의 그지없는 조용한 가슴에
상처만 남겼느니.

 

 

 

 

 

 

 

울음이 타는 강 ... 박재삼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 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 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점점 여리게 마음, 가장 여린 곳에 - 최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