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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Danpung ! 2022. 7. 17. 05:00

◈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인애란=◈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이는 쪽빛 그리움이라 말할 테지. 호숫가 잔물결 바라보던 이는 물빛 그리움이라 부를 테고 작은 꽃가게 앞을 지나던 이는 프리지어 향긋한 내음에 마음 빼앗겨 노란 그리움이라 이름 할 테지. 하지만 내 그리움은 하얗다. 그리운 것들은 참으로 하얗다. 그리움이란 슬픈 이름 눈물지으며 까만 밤을 새하얗게 태워버린 이는 알 수 있을 테지. 하룻밤 사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들며 차라리 그 어둠 가슴에 묶어버리고 싶었던 이는 느낄 수 있을 테지. 그 하이얀 어둠 속에는... 못 견디게 푸르렀던 바다빛. 매운 바람의 흐느낌, 가을날 공원의 벤치, 빗물이 모여 감싸던 가로등 불빛, 빈 가지에 가만히 얹히던 눈송이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것을 그리움에 빛깔이 있다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하얀빛이라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