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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 시의 세계***

무죄 / 임은숙

by Danpung ! 2022. 4. 6.

 

무죄

- 임은숙

꽃에 취한

키 큰 나무 정수리에

달이 턱을 괴고

길 잃은 바람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고요한 듯

술렁이는 사월의 밤

나무가 꽃을 원했는지

꽃이 나무를 불렀는지

나무숲이

통째로 흔들린다

달빛에도 길을 찾지 못한

눈 먼 바람의 격한 숨소리 요란타

봄이기에 가능한

모든 흔들림은 무죄다

이제 꽃은 가라

향기만 두고 꽃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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