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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 영상 낭송시 ***

가을을 걷는 사나이

by Danpung ! 2011. 12. 1.
 
가을을 걷는 사나이  
    /오형록  

어둠과 이슬을 
동경하던 수많은 나날 
살육을 도려내는 인고의 시간 
핏기없는 낙엽처럼 
메말라가는 가슴 
얼마나 더 아파야 날 수 있을까요 
단 한 방울의 피까지 
눈시울에 붙여놓고 
차라리 날개 달린 풀꽃이 될래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어도 좋아요 
오공의 머리칼로 생명을 얻고 
목청을 다듬은 지 몇 날이던가 
곱게 물들어가는 세상 곳곳으로 
분신들은 정처 없이 길을 떠나네 
그대를 찾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