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바람 부는 날에
청계 정헌영 낭송 - 샐비아
시누이 시집살이보다 더 매섭다는
4월 늦바람난 꽃샘추위가
속살 속속들이 파고드는데
가슴에 스미는 바람에
살을 에어 계절을 잊고 서성이며
봄의 길목을 가로막는다
활짝 핀 진달래 개나리 벚꽃은
어떡하라고
올해는 슬쩍 지나가도 좋으련만
붙들 사람 아무도 없는데
밤을 박차고 핀 꽃들이 시들어 떨어지면
어떡하느냐고 울상이 되어 발 동동 구르며
모진 세상 한탄하는 소리가 하늘보다 높다
이 봄을 후끈 달굴 바람은
언제 불어 오려나
4월이 다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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