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지 못해도 알고 있습니다 / 동목 지소영
사랑했어도 품을 떠나면 내 몫이 안 된다는 것을
죽도록 그리워했어도 신이 될 수 없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한 자리에서
모퉁이 돌처럼 비 바람막이로
서 계시는 것도 압니다
어느 날은 타임머신이 되어 옛 생각에 휘청거렸고
레몬 향기로 밤을 지새우며 잿빛 우울함에 빠진 것도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이탈하지 않기에
존재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깊은 물길 아래로 징검다리를 내고
그림자 걸린 물기둥마다 나무를 심겠습니다
다 알지 못해도 알아가는 동안
행복하노라 죽도록 사랑하겠습니다
성결히
살아온 날보다 작고 소박한 꿈을 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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