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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익는다

by Danpung ! 2010. 12. 9.
      
    <사람도 익는다>
               - 시 : 돌샘/이길옥 -
    세상에는 묘한 일투성이라는 것에 눈 뜰 나이가 되면서
    입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입의 무게가 늘어나는 만큼
    생각이 부풀고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았다.
    짜릿짜릿 흐르는 전류에 감전된 듯
    머리를 어지럽게 하던 온갖 잡념들
    신경에 전원을 넣던 고통, 통증들
    무거워진 입술에 말려든 비명들이
    침묵이 끼어든 이빨 사이로 몸을 감춘다.
    모두 내 것 같고
    다 될 것 같았던 젊음이 풀이 죽어 허물을 벗자
    꿈이 달아나고
    될 듯 될 듯 안 되는 일만 버짐으로 피어나는 노년이 되어서야
    이것저것 따져 흠집 내는 계산을 접고
    꼼꼼하던 염치를 쓸어낸다.
    부끄러운 물기가 빠져나가는 얼굴에 홍조(紅潮)가 뜬다.
    이해하고
    덮어두고
    미련 털어낸 뒤
    가부좌 틀고 앉으니 세상 부러운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