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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찬란한 소멸 - 달집을 태우면서/ 자 경 전 선 구 / 낭송 고 두석|♡

by Danpung ! 2010.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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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소멸 - 달집을 태우면서

자 경 전 선 구 / 낭송 고 두석

 

어둠이 밀려온다 파도를 타고 온다
달집이 타오른다 불길 속에 달이 뜬다
가슴에 불이 붙어서 잠든 혼이 깨어난다.(평시조)

더럽힌 손을 씻고 무심으로 손 모은다 화산처럼 솟구치며 염염히 타는 불꽃 때묻은 허물 벗어 던져 넣고 또 넣는다

저미듯 아픈 상처 벗기고 또 벗기고 딱지처럼 달라붙은 미련도 때어낸다 원망도 깎아내어 서럽도록 사르고, 집착으

로 눈먼 사랑도 끊어낸다  병든 마음 토해내어 한숨 마저 태워라  아아, 진리는 무엇이며 소망은 무엇인가 무엇을 버

리고 무엇을 사르는가  태우고 날리어라 회색 빛 그림자도. 찢기듯 가슴 조이던, 정도 한도 태워라.(사설시조)

순수를 바라본다 정결함을 바라본다
불꽃이 충천할 때 둥그런 정월 대보름 달이 가슴에 가득해라
마음은 찬란한 불꽃, 뜨거운 눈물 흘린다.(엇시조)

파도처럼 뛰는 가슴 횃불같이 타 오른다 치솟는 불길 속에 생명을 인식하고 일렁이며 고함치는 소멸의 향연에서 오히려

얻을 수 있는 새 생명을 찬미 한다  산이여 강이여 바다여 하늘이여 너 곧 나 이고 내 곧 네 인 것을, 순수한 대자연에 일

체 되는 엄숙함, 수많은 얼굴 속에 화평이 깃들인다 화평의 얼굴에는 장엄이 가득해라 오오, 장엄한 적막, 무상을 깨침이여

무위로 돌아가는 황홀한 영혼. 사무쳐 충천하여라 무상이여 무위여.(사설시조)

덧없는 삶 속에서 무엇을 쫓았던가
찬란히 소멸하는 달집을 바라보며
밝은 달 한 아람 안고 노정기를 적는다.(평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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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행등산야생화 사진
글쓴이 : 自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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