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다가 울컥-,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린다.
텅 빈 백지엔 내 부족한 글을 채워야 하지만,
내 부모님들은 일곱 남매의 배를 채워야만 했다.
칠 남매 입에 거미줄 치게 하지 않으려고
일 년 열두 달 365일, 쉴 새 없이 노동에 시달리셨다.
봄이면 묵정밭 일궈 씨앗을 뿌리고
여름엔 궐기하는 잡초들과 전쟁을 치렀고
가을이면 종일토록 씨앗을 거두시고
겨울엔 남부여대(男負女戴)로 이고 져 나른 짐들
한 날 한 시라도 편한 날 있었을까.
깡 좁쌀이 섞인 꽁보리 고봉밥, 그것마저도 배불리 채우지 못함에
늘 걱정하고 마음 아파 하던 모습,
아랫목 이불 밑에 묻어 둔 밥 한 그릇,
행여 어머님 드시라고 권하면 '난 찬밥이 좋단다' 하시며,
정지 칸 한쪽, 박 바가지에 물 말아 드시던 모습,
그땐 내 어머님이 좋아하는 밥은 찬밥인 줄 알았다.
아버지 밥상머리, 소금에 절은 고등어 한 토막
몇 날 며칠 한 자리에서 보초를 서지만
아버진 젓가락조차 건드리지 않으신다.
그땐 내 아버진 고등어 생선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다.
세월 흘러 이순(耳順)을 훌쩍 넘겨 내가 부모가 되고서야
부모님 생전 모습을 떠올려 추억한다.
이젠 부모님 그 희생을 이어받아야 하겠기에.(181218)
내가 부모 되고서야/靑松 권규학
글을 쓰려다가 울컥-,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린다.
텅 빈 백지엔 내 부족한 글을 채워야 하지만,
내 부모님들은 일곱 남매의 배를 채워야만 했다.
칠 남매 입에 거미줄 치게 하지 않으려고
일 년 열두 달 365일, 쉴 새 없이 노동에 시달리셨다.
봄이면 묵정밭 일궈 씨앗을 뿌리고
여름엔 궐기하는 잡초들과 전쟁을 치렀고
가을이면 종일토록 씨앗을 거두시고
겨울엔 남부여대(男負女戴)로 이고 져 나른 짐들
한 날 한 시라도 편한 날 있었을까.
깡 좁쌀이 섞인 꽁보리 고봉밥, 그것마저도 배불리 채우지 못함에
늘 걱정하고 마음 아파 하던 모습,
아랫목 이불 밑에 묻어 둔 밥 한 그릇,
행여 어머님 드시라고 권하면 '난 찬밥이 좋단다' 하시며,
정지 칸 한쪽, 박 바가지에 물 말아 드시던 모습,
그땐 내 어머님이 좋아하는 밥은 찬밥인 줄 알았다.
아버지 밥상머리, 소금에 절은 고등어 한 토막
몇 날 며칠 한 자리에서 보초를 서지만
아버진 젓가락조차 건드리지 않으신다.
그땐 내 아버진 고등어 생선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다.
세월 흘러 이순(耳順)을 훌쩍 넘겨 내가 부모가 되고서야
부모님 생전 모습을 떠올려 추억한다.
이젠 부모님 그 희생을 이어받아야 하겠기에.(18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