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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할 수 없는 여행

by Danpung ! 2018. 5. 22.

함께 할 수 없는 여행 




    

                                은총 김지숙

 

영혼이 떠난

남편의 육신에

마지막 인사를 하다.


이제 날이 밝으면

생명을 잃어

물질로 변하고 있는

그 모습마저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시간의 상여에

떼밀려 원치 않아도

모든 것은 잔인하도록

마구 파괴되고 있다.



우리들의 영혼이

이런 식으로

분리될 수는 없다.


남편의 육신을

내 육신과 함께 묻겠다.


그러므로

나의 모든

욕망을 묻어 두고,


내 영혼으로

그와 영적 교감을 이루며

남편의 꿈을 완성시켜

가여운 그에게

사랑과 위로를 바치겠다.


아이들이 음식을 나누며

환담을 나누는 저 소리

그들이라고

어찌 아픔이 없겠는가!



가슴 깊은 곳에

이를 감추고 허허롭게

웃는 그들의 소리는

생의 환희이다.


아 나만의 아픔이

아니 일진데,


그의 침상에 누어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본다.


물조차도 마실 수 없는 나

이제 서서히

현실이 인식되면서

나의 고난, 나의 형벌이

시작되는 구나.



나는 이제

모든 것을 잃었다.


그를 잃은 슬픔과

후회만이 끝날까지

내 곁에 상존할 것이다.


나는 영혼불멸설을

확실히 믿지만

감성을 소유하고 있기에

이 헤어짐으로 인한 아픔은

결코 극복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