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수 없는 여행
은총 김지숙
영혼이 떠난
남편의 육신에
마지막 인사를 하다.
이제 날이 밝으면
생명을 잃어
물질로 변하고 있는
그 모습마저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시간의 상여에
떼밀려 원치 않아도
모든 것은 잔인하도록
마구 파괴되고 있다.
우리들의 영혼이
이런 식으로
분리될 수는 없다.
남편의 육신을
내 육신과 함께 묻겠다.
그러므로
나의 모든
욕망을 묻어 두고,
내 영혼으로
그와 영적 교감을 이루며
남편의 꿈을 완성시켜
가여운 그에게
사랑과 위로를 바치겠다.
아이들이 음식을 나누며
환담을 나누는 저 소리
그들이라고
어찌 아픔이 없겠는가!
가슴 깊은 곳에
이를 감추고 허허롭게
웃는 그들의 소리는
생의 환희이다.
아 나만의 아픔이
아니 일진데,
그의 침상에 누어
남편의 마지막 모습을 본다.
물조차도 마실 수 없는 나
이제 서서히
현실이 인식되면서
나의 고난, 나의 형벌이
시작되는 구나.
나는 이제
모든 것을 잃었다.
그를 잃은 슬픔과
후회만이 끝날까지
내 곁에 상존할 것이다.
나는 영혼불멸설을
확실히 믿지만
감성을 소유하고 있기에
이 헤어짐으로 인한 아픔은
결코 극복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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