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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 시의 세계***

[스크랩] 고향집에 들렸다가

by Danpung ! 2010. 5. 29.





○ 고향집에 들렸다가 / 조영인 ○
아무개 할머니가 궁둥짝을 씻었단다 
빨랫비누 거품 꽃 아낙네들 이야기꽃 
시루 샘 빨랫방망이 소리에 사방팔방 퍼졌지 
마을의 은행나무 우람하고 금슬 좋아 
견훤도 행여 쉬며 은행을 주웠을까 
오롯이 고향을 지켜 지금까지 서 있는데
왔구나 반기시던 그 소리 아니 들리고 
빈집에 챙길 이 없는 생전에 쓰시던 것 
북받친 설움과 그리움에 두어 점을 거둔다 
부엌에 묻혀 있던 투박한 물 항아리 
안방에 손때 묻은 오동나무 화초장
잠시의 옮긴 살림에 식탁 옷장 딱이네 
열아홉 새색시 정 고스란히 배어있어 
마주하면 떠오르는 고우시던 쪽찐 머리 
한참씩 물끄럼말끄럼, 그 향기를 기립니다 
* 시루 샘 : 시루 밑 같은 곳에서 물이 솟아 붙여진 이름의 빨래터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조영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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