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꿈의 대화
................................. 임은숙
누군가
기억하고 있을까
흰 눈 사이로 멀어져가는
운명이라 불렸던 붉은 상처와
서로만을 위해 뛰던 아픈 심장과
같은 꿈을 꾸던 우리의 대화를
어둠이 내리고
또 한 계절이 가면
떨어지는 낙엽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을까
못 다한 아쉬움을 다독이는
저기 저 펑펑 퍼붓는 눈송이가
그만, 이제 그만
쉬지 않고 속삭이는데
잊는다며 놓지 못한
가을날의 설익은 사연
종일 하얗게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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