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방/# 시의 세계***

사랑의 시차

by Danpung ! 2021. 12. 31.

 

 

 

 

 

 

사랑의 시차 ...최영미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피로를 모르는 젊은 태양에 눈멀어
제 몸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맨발로 선창가를 서성이며 백야의 황혼을 잡으려 했다


내 마음 한켠에 외로이 떠 있던 백조는
여름이 지나도 떠나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그리고 가을, 그리고 겨울,


곁에 두고도 가고 오지 못했던
너와 나 면벽(面璧)한 두 세상.

'글방 > # 시의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무에서 침묵을  (0) 2021.12.31
당신 생각  (0) 2021.12.31
가슴 아린 별  (0) 2021.12.31
연말연시 인사  (0) 2021.12.31
자작나무 눈길의 추억  (0) 2021.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