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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Philharmonic live in Pyongyang, North Korea - Part 16/17 "Arirang" |
그래, 꽃이 되거라
무애자無碍者(서재남)
그 동지섣달 눈보라 칼바람 속
이불 봇짐 이고지고
어린 새끼들 업고 걸리고
저 간도 땅으로
동북만주 벌판으로
하바롭스크 항으로
독립군 남편 따라 쫓기우며
떠돌던 아낙들
일본 놈들 총칼에
꽃다운 청춘 능멸 당하며
저 동지나해로
사할린으로
짐승처럼 끌려 다니다
종내는 어두운 동굴에 갇혀
생목숨마저 앗기고 만
우리의 딸들
천대와 억압에 신음하던 민초들
희망이라곤 없는
칠흑의 어둠 속에서
그토록 울며 갈망하던
참 자유, 참 평등세상
압제자와 배역의 무리들에게
무참히 짓밟혀 온
불쌍한 역사
맞아 죽고 찔려 죽고
견디다 견디다 못해 더러는
당산 느티나무에 덜컥
목매달아 가버리고
둠벙에 풍덩 빠져 죽고
그리 버려지듯 쓰러져
누운 땅, 이 강산
아, 이 혼령들아!
이놈의 땅
무엇을 못 잊어
아직껏 떠나지 못하고
철따라 꽃으로 피느냐
설악의 복수초야
피아골의 진달래야
무등의 쑥부쟁이
남도 오름의 유채꽃아
그래라 그래
그러면 꽃이라도 되거라
저 배역자들은 물론이고
더 간교해진 저들의 자식들 뼈까지도
암말 않고 따뜻이 감싸 안는
저 백두대간 어머니 품 속
손톱 만한 땅 어디라도
뿌리내릴 수 있다면 그리 해야지
비탈이든 계곡이든 능선이든
피멍든 가슴 핏빛 恨 앙 다물고
붉다 못해 파랗고 하얗게
꽃의 모습으로 다시 피거라
나라가 바뀌고 지배자는 바뀌어도
아무리 뽑아내고 진수렁 속에 처박아도
그 자리에 다시 뿌리 내리고
뽑혀도 결코 다 뽑히지 말거라 |
아리랑 환상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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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꽃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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