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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방/# 시의 세계***

이룰 수 없는 사랑 (꽃무릇)

by Danpung ! 2022. 8. 1.

꽃무릇/ 유유희

살포시 감은 눈, 말아 올린 꽃 눈썹

곧추선 긴 목덜미

붉은 낯꽃의 고운 여인아

그 누가 그대더러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하던가요

그 누가 그대더러

여름 한 철 사랑이라 하던가요

자박 자박대는 발자국 소리

행여 임일까 수줍어

반색할 겨를도 없이 못다한

사랑의 뒷모습이 속절없습니다

임 떠나보내고 난 뒤에야

앉은 자리에서 꽃을 피웁니다

한사코 어긋나면서도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이 보고파 눈물지으며

한시도 잊은 적 없습니다

무릇 사랑이란

만나고 헤어지고 가면 오고

또 오면 가는 것이랴

어느 날 해와 낮달이

한 하늘에서 만나지듯

우리도 이 다음 언젠가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다시 만날 날까지는

잊지 마소서 잊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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