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유유희
살포시 감은 눈, 말아 올린 꽃 눈썹
곧추선 긴 목덜미
붉은 낯꽃의 고운 여인아
그 누가 그대더러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하던가요
그 누가 그대더러
여름 한 철 사랑이라 하던가요
자박 자박대는 발자국 소리
행여 임일까 수줍어
반색할 겨를도 없이 못다한
사랑의 뒷모습이 속절없습니다
임 떠나보내고 난 뒤에야
앉은 자리에서 꽃을 피웁니다
한사코 어긋나면서도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이 보고파 눈물지으며
한시도 잊은 적 없습니다
무릇 사랑이란
만나고 헤어지고 가면 오고
또 오면 가는 것이랴
어느 날 해와 낮달이
한 하늘에서 만나지듯
우리도 이 다음 언젠가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다시 만날 날까지는
잊지 마소서 잊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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