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꽃 / 山雲 신현복
비 그친 틈을 타 월담을 해왔다
남빛 꽃등을 켰다
꽃등마다 하루치 석유를 담았다
들풀이라 해서 소원하나 없을까
마디를 늘려 꽃등을 매다는 중이다
꽃 빛이 고인 곳은
환함이 어둠을 달게 먹어 치웠다
바람 분다
환함이 물고기 같다
환함이 헤엄쳐 빛 방울이 튀고
빛 방울에 내 눈동자가 젖는다
나도 월담한 적이 있다
놀랄 일이지
한 여자의 신중한 담장을 야구공처럼 넘어가
남빛 꽃등을 켰으니
달개비꽃 그녀
꽃 빛이 꽃 빛에 업혀
두 마음이
그녀의 살색 브라 어깨끈처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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