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를 기다리며/김사랑
인생의 정거장에서
오지않는 막차를 기다린다
참나무 장작을
난로속에 집에 넣고
종점으로 가는 사랑을 실고
정열을 불태운다
나무들을 보니
무성한 잎들은 지고
앙상한 가지를 들고
별을 매달고 빛난다
눈이 올것만 같다
젊은 날의 추억이
연기처럼 피어 올랐다 사라진다
어짜피 인생은 늙어가고
사랑이 떠난 가슴은
더욱 외로워질 것이다
새벽이면 달아난 잠속에서
고독한 세월속에서
욕망이 사라진 가슴을
무엇인가 채워야 할 것이다
너무 걱정말아라
걱정한다고 고민이 사라진다면
인생에 무슨 슬픔이 있으리
이젠 세상이 쌓인 아픔이
상처인양 아파도 하지마라
세월의 흔적은
심장에 세길수록
화석이 되어 오래 남는법
종점의 바다에 이르거든
해안가에 사랑을 쓴다
밀물이 썰물이 되어
다시 찾아오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하늘을 나는 갈매기는 알아 주리니
아, 가을은 깊어가고
물병 섬 너머로 별은 스쳐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