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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 그 시절

by Danpung ! 2012. 6. 10.
    <고무신 그 시절> - 시 : 돌샘/이길옥 - 비 오는 날이 싫었다. 눈이 녹는 날은 더욱 싫었다. 찢긴 틈새로 스며드는 빗물의 질척거림이 싫었다. 닳은 밑창으로 젖어드는 차가움과 오싹하게 시린 한기가 뼛속 깊이 파고드는 게 싫었다. 으스스 몸서리치며 싫어했다. 그런 유년이 오늘 손자의 값 비싼 운동화 끈에 묶이고 있다. 그때 내 발에 끌려다니던 다 떨어진 고무신이 발뒤꿈치에 박아놓은 옹이를 뜨거운 물에 불려 갉아내자 싫었던 질척거림이 싫었던 한기의 각질이 벗겨진다. 찢어진 가난을 무명천에 덧대 꿰매던 배고픔이 지독히도 싫었던 그때가 오늘은 왜 이리 그리운 것일까. 때 묻은 손으로 콩 조각을 나누던 그때가 왜 덧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