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르다
이화선
포도며 수밀도며 과실나무는
열매가 콩알만 할 때 적과를 한다지
하얘서 여리고 붉어 애틋한
그 꽃에 누가 칼날을 쥐어 주었나?
하나는 취하고 하나는 버림받아
매달린 것은 뽀얗게 살이 오르고
모가지 똑 떼인 의지가지없는
푸른 눈, 그렁그렁 눈물쐐기 박는다지
밥 뜸들이든 죽물 대중을 하든
한 가족 한 집에 사는 게 당연지사이지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난 것을
어찌 그리 맵차게 목을 비튼단 말인가
이들 형제애의 돈독함을 보시게
제 살붙이 우러르는 매실,
홍매실이나 청매실이나
엉덩이 다닥다닥 붙들어 앉히고
시고도 쓴 세상 한 품에 받아들인다지
시큼씁쓸하게 영그는 열매의 맛
푸르르 푸르르 키워내고 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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