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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무릎

by Danpung ! 2012. 10. 24.

 

 

 

 

 

 

            

 

아버지의 무릎

 

백홍 이사빈

 

아스라이 멀어져간 기억저편

아버지의 무릎은 작은 놀이터였지

그곳에서 우리는 너나없이

행복한 왕자였고 어여쁜 공주였어.

우리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는 채

무릎에 올라앉아 즐겁게 뛰어놀며 아름다운 꿈을 꾸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자상한 얼굴에는 늘 웃음이 가득했기에

영원히 함께할 것 같았지만

무언지 알 수 없는 매캐한 냄새에 초라한 모습으로

더 이상 우리를 이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사실 더 많이 이해하고 더 깊이 사랑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곁에 가지 않았지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버리고

내 여자 찾아 내 남자 찾아 아버지 곁을 떠나버렸어

그리고 다신 아버지를 찾지 않았지

아버지는 그리워도

그립다 말하지 않고 언제나 인자한 모습으로 지켜만 보았지

그러는 동안 내 무릎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아이들이 커가므로 저마다의 자리를 찾아 멀리멀리 떠나

더 이상 즐거운 놀이터가 되어줄 수 없음을 알았을 때

그리운 마음으로 아버지를 찾아보았지만

가슴속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두고 먼 길을 떠나셨지

이제와 후회하고 아픔의 눈물 흘리며

아버지, 아버지 불러보아도

차마 입 밖으로 부를 수 없는 이름이 되어버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못다 부른 내 아버지…….

 

 

 

-땅끝동네 야불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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