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시인의 첫 시집, 일본 열도를 울리다
지금 일본에서는 99세 늦깎이 신인작가가 화제다. 92세에 처음 시를 쓰기 시
작해, 98세에 첫 시집 '약해 지지 마(くじけないで)'를 발간한 시바타 도요
(99)씨가 그 주인공. 90대에 시인 데뷔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지난 3월에 발간
하여 단 6개월만에 70만 부가 팔린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데도 감탄하
지 않을 수 없다. 100세를 눈 앞에 둔 여성이 잔잔한 필체로 풀어낸 시는 많은
일본인에게 감동과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시바타 씨의 시에는 인생이 녹아
있고, 삶의 용기를 북돋아준다는 것이다. 입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시집에
대한 호평은 부모님에게, 친구에게, 지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알려지며
시간이 흐를수록 판매량이 늘어가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났던 시바타 씨는 10대
시절, 아버지의 가산 탕진으로 인해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일터로 향해야
했다. 이후, 전통료칸과 요리점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20대에 한차례 결혼
과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33세에 평생을 함께 할 요리사 남편을 만나
외아들을 낳고, 그동안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살아왔다. 평생을 글쓰는 일
과는 무연하게 살아온 시바타 씨는 92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시 창작에 나
서게 된다. 나이가 들고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평소 취미로 하던 일본 무용을
할 수 없게 되자 적적할 어머니를 배려하여, 시인인 아들 겐이치 씨가 추천한
것이다.
남들보다 긴 인생이 재산이 된 시바타 씨의 시는 금세 사람을 감동시키는 작품
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아들은 어머니의 재능을 알아보고 신문사에 투고
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 시는 6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산케이 신문 1면,
아침의 노래 코너에 실리게 되었다. 구십 평생, 시 쓰는 법에 대해 공부한 적
도 없고, 써 본 적도 없었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솔직하고 순수한 시바타
씨의 시에, 유명시인이자 산케이 아침의 노래 심사위원인 신카와 가즈에 씨도
매료되었다. 신카와 씨는 시집 서문에서 "시바타 도요 씨처럼 살아가고 싶다"
고 밝히기도 했다.
신문에서 시바타씨의 시를 읽고 팬을 자처하는 독자들도 늘어났다. 시집을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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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자 '98세 신인작가' 시바타 씨에 대해 일본 미디어들이 주목하기 시
작했다. 최근 일본에는 미이라가 된 할아버지가 발견되는 등 고령자 소재파악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사회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이 때 등장한 밝고 건강하고 유쾌한 90대 시인 시바타 씨는 일본 사회에 용기
를 북돋아 줄 히어로 등장한 것이다. 시집이 인기를 얻으면서, 90대에 왕성한
창작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시바타 씨의 건강과 장수비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일반인과 전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는 시바타 씨의 장수
비결은 다름아닌 왕성한 호기심.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모든 것에 관심
을 갖고, 침대 머리 맡에도 거실에도 언제나 펜과 종이를 두고 생각나는 것을
메모한다. 100세를 코 앞에 둔 최근에도 "나도 인터넷을 해보고 싶다"라는 의
욕을 비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같이 깨끗한 기모노를 입고 모자를
쓰며 화장을 한다.
100살이 되어서도 그 이상이 되어도 언제나 여자로서 살고 싶다는 소망이 시
바타 씨를 건강하게 장수하도록 한 것이다. '약해 지지 마' 시집을 읽은 독자
들의 감동은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오는 독자카드를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은
젊은 층도 많이 늘었지만, 60대 이상 독자가 가장 많은 편인데, 그들은 "돌아
가신 어머니를 생각했다" "지금 간병 중인데, 용기를 얻었다" 는 메세지가 매
일같이 수십통 쏟아져 들어온다고 한다.
내년이면 100세를 맞이하는 시바타 도요 씨의 꿈은 세계 각 나라에 시집이 번
역되어 다양한 독자들에게 읽히는 것이다. 그 꿈의 첫번째 스텝은 우연히도 한
국이 될 예정. ' 약해 지지 마(지식여행)'라는 제목으로 17일 발매되기 때문
이다. 삶이 지치고 힘들고 괴로운 당신이라면, 할머니가 머리맡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같은 이 시집을 읽어보시길. 백살이 가까워져도 매일이 즐겁고 감사한
시바타 도요 씨의 긍정의 힘을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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