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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목 추억

by Danpung ! 2011. 6. 25.
 
    <아랫목 추억> - 시 : 돌샘/이길옥 - 초등학교 시절 아니지 국민학교 시절 한겨울이었지 그땐 왜 그리 춥고 눈도 많이 내렸었는지 몰라 공부하란 잔소리 없는 자유 맘껏 허비하고 들어와 언 손 호호 불며 눈밭에서 척척하게 젖은 바지 홀라당 벗으면 끌리는 곳 겨울을 노골노골 녹인 아궁이에서 훔친 훈기 넘치는 곳 그곳 아랫목 시린 발 밀어 넣으면 칠 남매 모두 오싹한 한기의 물살로 몸서리를 쳤어 그런 물살 속에서도 봉긋 돋아나는 정 들을 밟고 도랑을 뛰어넘어 동네를 들쑤시고 다니던 개구쟁이 뜨끈한 가슴에 옹골차게 차곡차곡 쟁여져 쌓였어 절대 무너지지 않게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게 굳어갔어 그렇게 어금니 돋아났고 뼈마디 굵어지고 그렇게 목소리 변하면서 끈끈한 정의 집착력이 땟국 밴 솜이불을 당기고 밀치는 힘으로 발끝에서 꼼지락거렸어 배고픈 건 침 한 번 꿀꺽 삼킨 것으로 대신했지 그런 시절로 철이 들고 옷을 갈아입으며 부모가 되어갔어 이제 다 지난 일 자식 손자들 역사책에서나 되살아날 일이지 그런데 그때가 울컥 그리워 가슴 찡하고 눈물 핑 도는 이유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