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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걸음

by Danpung ! 2012. 1. 28.

          행복한 걸음 설원 최남열 산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맑은 공기 가슴에 스며들어 나무가 되고 산이 된다 드넓은 바다가 눈 앞에 그림처럼 수놓아진 산마루에는 하늘과 땅 그리고 내가 서서 그대를 느끼고 마시도다 솔밭을 걸으면 소나무가 되고 자작 나무 숲 길을 걸으면 자작 나무가 되어 햇빛을 따라 하늘로 솟구친다 풀섶은 물을 따라 움직이고 나무는 태양을 향해 고개를 쳐든다 때로는 숲 속에 지저귀는 산 새가 되고 산에서 내려가는 물은 때 묻은 세상을 씻으려 흘러간다 산은 늘 내게 산이 되라 하고 숲이 되라 하네 숲에서 발원하여 계곡물로 살포시 앉아 한없는 생명의 강물로 합류하여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바다로, 바다로 흘러가는 꽃처럼 피었다가 향기롭게 흐르라 하네 마음을 비우고 가벼운 솜털처럼 자연 그대로 물처럼 그냥 흐르라 하네 시린 겨울이 있으면 생동하는 봄이 있고 작렬하는 태양이 있는 여름이 있으면 잎새를 태우는 화려한 가을이 있기에 늘 그렇게 자연을 벗 삼아 구름처럼 떠가라 하네 늘 새로움을 채우며 미지의 땅을 밟은 물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다 결국에는 바다에서 세계 여행을 하네 또르르 옥구슬이 구르는 소리일까 감미롭게 흐르는 선율은 천상의 소리로 물은 흐르며 이 세상 어느 음악보다 아름답게 연주하네 바위 위에 씨를 날려 아담한 정원을 꾸미는 나무들의 합창은 마치 천국과도 같은 풍경이로다 태풍이 산을 휩쓸고 갈 때 애써 키운 나뭇가지 내어주고 자식 잃은 엄마처럼 얼마나 서러웠나 겨울 찬바람에 야윈 몸 떨며 뿌리로 숨어든 가엾은 나무여 봄을 기다리며 기도하는 그대의 마음 애처롭기만 하네 흙 내음 맡으며 살며시 걷는 발걸음엔 깨끗한 산소를 마시며 나무들의 향기를 호흡하며 즐거이 나아가는 발길엔 늘 행복함이 물들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