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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酷寒)의 밤

by Danpung ! 2012. 2. 4.


혹한(酷寒)의 밤

旺林/이민술 삭풍이 휘두른 채찍에 나뒹군 대지가 널브러져 토하는 신음소리 산야를 뒤흔들면 고향을 등지고 찾아온 철새들마저 발길을 되돌려 떠나고. 문풍지 심하게 울어대는 밤 우물가 향나무에 앉은 부엉이 소리는 어찌나 처량하게 울어대는지 자라목으로 들이민 이불 속까지 파고들어 나의 가슴 저미게 했다. 야삼경 몽환에 뒤척이다 흠칫 놀란 몸뚱어리 이불깃을 파고들어 단잠을 부추기면 어느덧 파루를 알리는 장닭 홰치는 소리에 아버님의 잔기침 소리로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차갑게 식은 사랑방 아궁이에 장작불이 지펴지고 무쇠솥에 소 여물이 끓어오를 즘이면 미지근하던 구들장이 또다시 달아올라 싸늘한 몸뚱어리는 어느새 나른하게 풀어져 눈꺼풀마저 무겁게 내려앉아 늦잠의 수렁에 빠져든다. 혹한의 계절이 되돌아오면 그 시절 그 추억은 여전히 가슴에 살아 숨 쉬는데 그 정겹던 사랑방도 잔기침으로 아침을 열던 아버님도 추억 속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채 먼 옛날이야기로 가슴에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