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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by Danpung ! 2010. 10. 8.

 

 

 

 

아낌없이 주는 나무/겸향 이병한

 

 

 

 

 

 

 

 

1. 나무는 뙤약볕을 극복하면서 밤과 낮을 쉬지 않고

일하여 가지 끝마다 열매를 달아놓았습니다.

가을이 되자 열매들은 다 익어 향기를 발할 즈음

농부가 찾아와 나무를 쓰다듬어 주면서 “수고 했어” 라고 말 할 때

나무는 너무도 행복해 하면서 그동안의 모든 고통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2. 어느 날 농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손에 가위하나 쥐고서 나무가 가지 끝마다 달아놓은

열매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나무는 그래 내가 나 먹으려고 열매를 맺은 것은 아니니까

열매를 따간다 한들 어찌하랴 하면서 스스로를 자위하였습니다.

 

 

 

 

 

 

 

 

3. 농부는 자기가 손에 닿을 수 없는 부분만 남겨놓고

모조리 열매를 따서 어디론가 가지고 갔습니다.

놓은 가지에 매달린 열매는 남았으니까

그래도 나를 위한 열매는 남아 있구나 생각 했는데

그마져도 새들이 먹고 남은 것은 썩어가는 벌래먹은 열매뿐이었습니다.

 

 

 

 

 

 

 

 

4. 찬바람이 불어오자 나무는 열매는 고사하고 잎새 하나 쥘 힘이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겨울잠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나마 낙엽이 발위를 따듯하게 덮어주니 다행이라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농부는 땔감이 필요하다고 낙엽을 다 긁어 가버립니다.

 

 

 

 

 

 

 

5. 매일 밥상위에 올라온 식물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희생의 결과입니다.

이 세상에서 희생 없는 좋은 결과란 존재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나무가 아낌없이 열매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쓰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열매에 집중해준 결과입니다.

 

 

 

 

 

 

 

6. 이 세상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자신과 함께해주는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

아낌없이 열매를 내놓은 자들이 있어서 지탱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들은 일 할 때 땀 흘려 일하고 그 결과로 얻은 열매로 자신을 치장 하지 못합니다.

너무도 힘들게 얻은 결과물이기에 더 소중한 일에 쓰여 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죠.

 

 

 

 

 

 

 

 

7. 열매를 다 내놓은 후엔 아무도 바라보는 이들도 없습니다.

무엇인가 붙잡고 싶은데 붙잡을 힘도 없습니다.

지금 있는 것 까지 다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이 하늘의 부름을 받을 때 빈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8. 하지만 선한자의 생애였다는 이름만 남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마음속에 하늘의 형상이 새겨 질 수만 있다면

아낌없이 주는 바보 같은 생이라도 후회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주고라도 사랑하는 자의 형상이

새겨지길 원하고 또 원하였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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