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에 / 청송 권규학
임인년(壬寅年) 첫날
열한 자(11)로 바로 서야 하는 날임에도
종일토록 한 일(一) 자로 누워
침대를 뒹굴며 X-Ray를 찍었다
바람은 왜 그리 차가운지
속절없이 잠은 또 왜 그리 쏟아지는지
시린 옆구리 사이로 외로움이 둥지를 튼다
명절도 기념일도 아닌 날
코로나에 지친 심신을 쉬게 하고 싶은
그저 해가 바뀐 하루의 휴일
삼백예순 다섯 개의 첫 단추를 꿰는 날
마주한 남산* 꼭대기에 태양이 솟고
태양빛에 놀라 부스스 잠 깬 아침은 눈부시다
울타리를 넘나드는 굴뚝새의 조잘거림
창틈을 비집고 기어드는 차가운 바람
조금씩 다가서는 새해 아침을 느끼는…
더 무엇을 바랄까
그것만으로도 축복이다
살아있다는 느낌만으로도 행복이다
무거운 몸을 추슬러 기지개를 켜는.(220101)
* 남산 : 경북 청도군 각남면, 화양읍, 청도읍에 연결된 해발 892m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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